[센서를 말하다] “최초의 실시간 소형 라돈측정기로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2019-08-09
전동엽 기자, imdy@elec4.co.kr


인터뷰 - FTLab 고재준 대표

'이온화 챔버' 방식 소형 라돈센서 원천기술 개발


FT랩은 원래부터 환경센서를 제작하는 업체는 아니었다. PDP, 스마트폰 패널 등에 사용되는 고정밀 측정 연구장비를 주로 만들다 측정 장비로 자연스럽게 옮겨지게 됐다. FT랩의 기본적인 정체성은 연구개발 업체이다. 작년 라돈침대 사태를 일으키게 된 ‘라돈아이’라는 라돈 측정기를 개발하고 제작해서 공급하는 업체이다. 의도치 않게 2017년 ‘라돈 매트리스’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 됐지만, 수년간 구현하지 못했던 ‘이온화 챔버’ 방식의 소형 측정기 제작 기술을 국내기술로 이뤄낸데 그 의미가 있다.

라돈 매트리스 사태 1년이 지난 지금, FTLab의 고재준 대표를 만나 라돈 사태 당시 상황과 라돈 센서 기술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Q. 2016년에 실시간 라돈 측정기인 ‘라돈아이’와 원천 기술인 라돈 센서를 개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라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전인데요, 라돈 센서를 개발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라돈을 처음부터 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우리 국민들이 방사능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없었죠. 그래서 스마트센서인 ‘스마트 가이거’를 개발했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사능 측정기, 센서였는데 국내에 잘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그러던 2014년 어느 날, 이 스마트 가이거 시리즈를 본 연세대 조승연 교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이정도 센서를 만들수 있는 기술이면 라돈 센서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죠. 제가 플라즈마 물리학을 전공해서 라돈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자세하게는 알지 못했습니다. 그때 라돈에 대해 공부하면서 심각성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화강암기반으로 되어있어 위험했습니다.

또 하나 계기가 구글에 라돈센서를 검색했더니 세상에 라돈센서가 없었습니다. 웬만한 가스는 그에 맞는 센서가 다 있는데 말이죠. 미국제 보급형 라돈센서가 있긴 했는데 결과를 내는데 48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센서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는데, 세상에 아직 없는 물건은 이유가 다 있는 거였습니다. 라돈센서 기술은 아주 어렵고 돈이 안되는 분야였습니다. 시장도 아주 작고 알려지지도 않은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시장이 열릴 것이라 생각하고 센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 실시간으로 라돈 측정이 가능한 센서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특허를 취득해 이 센서를 바탕으로 2016년에 라돈 측정기를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018년 11월에 원천기술에 대한 미국 특허 취득에 성공했고, 이후 유럽 주요 6개국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지금도 구글에 라돈센서를 검색하면 저희 제품만 나옵니다.
구글 검색결과에서 첫 번째로 올라온다던가, 아직까지도 유일한 센서인 경우는 굉장히 예외적인 사례입니다. 그만큼 시장이 아주 초창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Q. 기존에 48시간 걸렸던 기술에 비하면 엄청난 혁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 원리로 라돈을 검출하는지, 라돈을 감지하는데 있어 핵심 기술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라돈을 측정하는 핵심 원리는 알파 붕괴에 있습니다. 라돈이 알파 붕괴(방사능 붕괴)를 일으키는 것을 통해 간접 측정을 하는 것입니다. 라돈은 눈앞에 100개가 있어도 사람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1분에 몇 번 알파 붕괴가 일어났는지를 감지해 주변에 라돈이 얼마나 있을지 간접적으로 유추를 하는 것입니다. 방사능 물질들은 대부분 방사능 붕괴를 통해서 물질이 어느 정도의 수량(농도)으로 있는지 추정하게 됩니다.

기존에 24~48 시간동안 측정해서 검출했던 방식은 반도체 방식입니다. 말씀드린대로 방사능 붕괴를 이용하는데 라돈은 방사능 붕괴를 통해서 알파 입자라는 방사능 입자를 방출하게 됩니다. 알파 입자가 방출되고 나면 라돈이 폴로늄이라는 물질로 바뀌게 되는데, 폴로늄은 전기를 띄고 있습니다. 이 폴로늄을 전기장으로 끌어당겨서 반도체 칩 위에 딱 맞게 올려서 반응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1cm×1cm 크기 반도체 위에 정확히 들어가야만 검출됩니다.
 

"방출된 알파입자는 공기와 충돌을 일으켜서 공기를 이온화시킵니다.
이 이온화 된 공기를 탐침으로 끌어당기는 방식이
저희의 이온화 챔버 센서입니다."


"소량의 전류를 조절하고,
그로부터 얻은 신호의 노이즈를 제거하고,
SN비를 높이는 것이 원천 기술의 핵심입니다."


저희가 만든 센서는 탐침을 이용해서 검출하는 ‘이온화 챔버’ 방식입니다. 알파입자가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게 에너지가 굉장히 큽니다. 방출된 알파입자는 공기와 충돌을 일으켜서 공기를 이온화시킵니다. 이 이온화 된 공기를 탐침으로 끌어당기는 방식이 저희의 이온화 챔버 센서입니다. 이 방식은 200cc짜리 원통형 센서 안에서 어디서든지 라돈이 알파 붕괴를 해도 항상 측정이 가능합니다. 반도체 방식은 2D면적에서 측정이 이뤄지고 우리의 센서는 3D공간에서 측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훨씬 빠르고 정확합니다. 저희의 방식은 고가의 계측기에서 처음 이뤄진 방식인데 보급형 측정기에는 적용된 적이 없었습니다.



Q. 앞서도 굉장히 어렵고 돈이 안 되는 기술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해당 기술을 구현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은 어떤 점이 있었습니까?

A. 
라돈은 주기율표 맨 우측에 자리잡고 있는 불활성기체이기 때문에 화학적 반응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화학반응식 가스센서와는 전혀 다른 원리로 측정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측정이 어렵습니다.

또 하나 어려운 이유는 라돈의 양이 너무 희박합니다. 라돈의 환경 기준치는 4 pCi(피코큐리)입니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ppm 단위로 사용하면 10-9ppm입니다. 이정도로 희박하다보니 측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라돈에 의해 이온화된 공기를 끌어당기려면 탐침에 전류가 흘러야 하는데 이 전류가 0.1pA(피코암페어)만큼 작아야 합니다. 이는 10-13A에 해당합니다. 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탐침이 공중에 떠 있다보니 임피던스가 무한대에 가깝습니다. 노이즈가 엄청나게 많은 것이죠. 이 신호를 해석하는 것도 굉장히 까다로웠습니다.

고가의 계측기 장비는 이 센서에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싱 컴퓨터를 붙여서 노이즈를 걸러냈습니다. 그래서 장비 가격이 비쌌습니다. 저희는 자체 기술로 프로세스를 개발해 이온화 챔버로 가능한 라돈 센서를 제작했습니다. 극소량의 전류를 조절하고, 그로부터 얻은 신호의 노이즈를 제거하고, SN비를 높이는 것이 원천 기술의 핵심입니다.

Q. 작년 초, 대한민국은 라돈 매트리스로 인해 그야말로 ‘라돈 쇼크’에 휩싸였었는데요, 약 1년이 지난 지금도 라돈 매트리스, 이불 등의 추가적인 발견이 뉴스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최초로 라돈센서를 개발하신 것 때문에 주변의 관심도 높았을 것 같은데요, 당시 상황은 어땠습니까?

A. 
당시에는 사무실로 항의전화, 협박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도 상당히 많이 왔었는데 당시에는 일체 응하지 않았었습니다.

저희는 일단 가능한 제품을 많이 생산해서 공급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정신없이 주문은 밀려들어오고 욕은 욕대로 먹고, 생산은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제품을 똑바로 만들어서 공급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급하게 만든다고 해서 측정기를 함부로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센서 간의 편차를 최소화해서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했습니다. 그 부분을 소홀이 하면 한방에 무너지는 수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이 생산하지도 못했다. 남들은 우리가 라돈아이 만들어서 떼돈 번 줄 아는데 그렇진 않습니다.



Q. 앞선 질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라돈사태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왜 아직도 라돈이 침구류에서 검출되는 것입니까?

A. 
미신에 가까운 잘못된 상식이 일반 소비자들 뇌리에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음이온이 몸에 좋다’라는 속설 때문이죠. 근데 음이온이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또한 음이온이 몸에 좋다는 것도 불확실한 가설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음이온이 산소 음이온인지, 질소 음이온인지도 모르죠. 그냥 ‘음이온’으로 통칭되고 있습니다. 음이온이라는 물질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음이온이 몸에 좋다고 하니 음이온이 나온다는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사고 있는 것입니다. 잘 팔리니까 음이온이 실제로 나오는 물질들을 섞거나 발라서 만드는 게 제조자들의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물건을 잘 팔 수 있는 하나의 아이디어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그런데 전기를 쓰지 않고 음이온이 나온다고 하는 것은 무조건 방사능 물질을 발랐다고 보면 됩니다. 공기를 이온화 시키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게 다 방사능 물질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렇게 공기가 음이온이 되도록 한 제품들에서는 방사능이 나오니까 곰팡이도 안생기고, 세균도 다 죽게 됩니다. 그러니 침구류에서 찌든 내도 안 나는 것입니다. 향균, 향취 효과는 확실한 것이죠.

한마디로 음이온에 대한 과장광고 효과가 이런 사태까지 만들게 된 것입니다. 음이온이 어디서 나오는지 의문을 한번만 가졌더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음이온에 대한 과장광고 효과가 이런 사태까지 만들게 된 것입니다.
음이온이 어디서 나오는지 의문을 한번만 가졌더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전체적으로 (라돈에 대한) 기준이 좀 더 강화됐습니다.
…(중략)… 그러나 아직 강제기준이 아니라 권고규정입니다.
해결책은 환기장치를 통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Q. 당초 라돈아이는 매트리스가 아닌 공기 중의 라돈 수치를 검측하기 위한 장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돈의 위험성은 무엇이며, 우리는 일상 환경에서 라돈에 어느 정도 노출되고 있습니까?

A. 
라돈 측정기는 실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라돈의 양을 측정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했습니다. 라돈은 가스인데, 공기보다 8배 무겁지만 공기 중에 떠돌아다닙니다. 라돈은 근본적으로 토양에서 무한히 나옵니다. 혹은 토양의 재질로 만든 석고보드, 콘크리트 같은 건축자재에서 나온다. 그래서 밀폐된 공간에서는 라돈이 공기 중에 섞이게 됩니다. 그래서 실내 공기에 라돈이 항상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벽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라돈의 농도는 확 낮아집니다.

특히 식물 화분이 많고 밀폐된, 식물원, 비닐하우스 등에는 굉장히 라돈 농도가 높습니다. 환경기준치의 100배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우리가 엑스레이를 찍지 않더라도 1년 동안 방사능으로부터 피폭을 받게 되는데 라돈에 의한 것이 절반입니다. 우리는 늘 라돈과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Q. 국내에서는 라돈의 위험성이 알려진지 불과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요, 해외에서는 라돈의 위험성에 대해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습니까? 해외의(기술적, 제도적) 동향 또한 궁금합니다.

A. 
단적으로 미국에서는 한 20년 전부터 집을 사고 팔때 라돈 증명서를 내야합니다. 북미, 유럽 국가들은 국민들이 인식을 많이 하고 있기 보단 정부에서 제도를 잘 마련해놔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미약하나마 비슷한 제도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참이었는데 라돈 사태가 터진 것입니다.

Q. 우리나라 제도는 이후 잘 정비가 됐습니까?

A. 
전체적으로 기준이 좀 더 강화됐습니다. 아파트, 학교 실내 공기 기준이 더 강화됐고, 아파트를 지을때 2018년 1월 1일부터 승인 받은 아파트들은 전수검사를 통해 라돈 농도를 공지해야합니다. 그러나 아직 강제기준이 아니라 권고규정입니다. 해결책은 환기장치를 통해 해결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Q. 매트리스 사태 이후 라돈 감지 솔루션을 제품화한 업체들이 상당수 생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 업체와 차별되는 강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A. 
기본적인 성능에서 차이가 크게 나고 있습니다. 라돈 사태 이전부터도 저희와 유사하게 만든 아류 제품들이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그 제품들이 라돈 측정기라고 말할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올라왔으면 쉽게 인터넷으로 검색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글에는 여전히 저희제품밖에 나오지 않죠. 라돈측정은 기술적 장벽이 명확한 분야입니다.

Q. 다양한 항태의 라돈 측정기를 개발하고 계신데요, 주로 활용되는 영역은 어디이며, 라돈에 대한 대처법은 무엇이 있습니까?

A. 
처음에는 의도와 다르게 특정한 물체에서 나오는 라돈을 측정하는데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점점 본래의 목적인 실내 공간의 라돈 농도 측정으로 옮겨가는 중입니다. 라돈가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법은 쉽습니다. 환기만 잘하면 됩니다. 미세먼지가 밖에 많아서 걱정들 많이 하시는데, 미세먼지보다 몇 백배는 위험한 게 라돈입니다. 일단은 환기를 하고, 문 닫고 공기청정기를 돌리시길 권합니다.

Q. 앞으로의 개발방향(혹은 보완점)이 궁금합니다.

A. 
개인이 직접 들고 다니고 측정하는 방향에서 이제는 빌트-인(Built-in)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개인이 제품을 빌리거나 사서 측정을 할 수는 없는 일이죠. 그래서 빌트인 제품을 개발 중입니다. 누구나 굳이 라돈 농도 같은 것 재지 않아도 안전한 공간에서 살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아파트에 입주할 때 이미 그런 진단장비가 들어가 있고 문제가 생겨도 알아서 조치가 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사실 그런 기술은 이제 얼마든지 있습니다.

필요성의 문제입니다. 그런 필요성을 일반인들이 느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요구가 많아지게 된다면 법제화가 이뤄질 것이고 모든 실내 공기질이 좋아지게 될 것입니다.

Q. FTLab의 목표와 비전이 궁금합니다.

A. 
FT랩은 남들이 안하는, 남들이 어려워하는, 그런데 꼭 필요한 기술과 제품을 만드는 업체입니다. 사람이 존재하는 모든 실내 공간에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자 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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